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날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한 특검에 대해 “특검의 구형은 감정적인 여론재판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 홍준표 대표 페이스북 캡쳐

홍 대표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있었던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관련자들 재판을 언급하면서 “이건희 회장이 삼성 경영권 승계를 할 때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으로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은 일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런 다음 홍 대표는 “이번 이재용 삼성부회장 재판도 이건희 회장 사건과 마찬가지로 삼성 경영권 승계 문제로 정치권과 뒤엉켜 재판을 받고 있다.”고 사실관계를 말했다. 즉 이 재판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과 함께한 '뇌물'과 '횡령' '위증' 등의 재판임은 은근히 숨긴 것이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세계적인 기업이 경영권 승계문제로 2대에 걸쳐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은 한국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초유의 사태로 보여진다.”고 평가하고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은 했건만 기업경영은 왜 그렇게 후진적인 형태로 경영권 승계작업을 했는지 삼성 임원들은 다시 한 번 되돌아 보아야 한다.”고 충고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번 이재용 재판이 솔로몬의 지혜로 잘 풀렸으면 한다.”고 넌지시 이 부회장의 선처를 바라는 뜻을 피력하고는 “이미 삼성은 개인기업이 아니라 나라의 기업이고 세계 굴지의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 다음 “그런 의미에서 보면 특검의 구형은 감정적인 여론 재판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여론재판이 아닌 헌법과 법률에 따른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을 기대한다.”는 이재용과 기소된 삼성그릅 임원이나 할 수 최후 변론 같은 말을 버젓이 기재했다.

하지만 이는 검사출신인 자신의 과거에 비춰서도 안 될 말이며, 원내 107석을 보유한 제1야당 대표로서는 더더욱 해서는 안 될 말이다. 정치권 실력자가 재판부에 압력이 될 수 있는 말을 한 격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여권의 실력자들이 법원 판결이나 검찰 수사에 대해 언급하면 '정치적 압력'이라거나 '수사자휘' 등으로 비판한 점에 비춰볼 때 홍 대표의 언급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

한편 홍 대표의 이 글은 게시 후 3시간 여가 지난 8일 오후 2시 30분 현재 700여 명의 네티즌에게 좋아요 표시를 받았으며, 90여회의 공유와 80여 개의 댓글들이 달리면서 특검과 문재인 정권의 비난이 넘쳐나고 있다. 이는 전날 박영수 특검에게 물병을 던지며 비난한 이들이 이 게시글에서도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의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