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광주항쟁 당시 군 지휘부는 누구도 당시에 발포명령을 내린 적이 없으며 군의 최초발포도 ‘자위권’ 차원이었다고 주장했었다. 그런데 이 같은 지금까지의 군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당시 계엄군의 발포가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의한 자위권 차원이 아니라 군 상부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문건이 발견된 것이다.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전남 나주·화순 초선)은 16일 "기무사 미공개 문건 열람을 통해 5·18 당시 이뤄진 발포가 자위권으로 인한 현장 지휘관의 판단이 아닌 군 상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시 진압작전에 사실상 전 군이 투입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손금주 의원 측이 공개한 당시 군 작전일지

손 의원 측은 이와 관련하여 자신들이 입수한 집단 발포가 있었던 1980년 5월 21일 오후 작성된 505 보안부대 보고서를 공개했다.

그리고 이 보고서에 따르면 “2군사령부의 명으로 오후 7시를 기해 호남 고속도로 사남터널 부근 경계병들에게 전남에서 오는 폭도로 확인되면 즉각 발포하도록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손 의원 측은 이 외에도 “또 다른 문건에도 같은 시각 2군사령부가 전남에서 오는 폭도는 발포하도록 지시하고, 병력 100명을 추가 배치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면서 관련 문서도 공개했다.

그리고 손 의원은 이 문건을 확인한 뒤 "5·18 당시 발포 명령은 없었고, 발포는 군의 자위권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밝혀왔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말이 거짓임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 내부 문서에는 해군까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진압 훈련에 차출된 기록이 남아 있었다.”며 “1980년 5월 9일 국방부가 해병 1사단 2개 연대 소요 진압 부대 투입을 승인했고, 실제 17일 밤 해병 2개 연대가 부대이동을 실시, 2군사령부로 배속되었음이 적시되어 있어, 최근 공군 전투기에 광주 출격 대기 명령이 내려졌다는 의혹을 더하면 사실상 전군이 동원됐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 “1980년 5월 22일, 당시 이희성 계엄사령관이 전군에 내린 자위권 발동 문서도 확인했다. 이 문서는 전날 낮 시민을 향한 집단 발포가 이뤄진 지 만 하루가 지나고서야 작성된 것”이라며 “이 같은 군부의 사후대책은 사망자가 늘자 계엄군이 이를 합리화하기 위해 뒤늦게 자위권을 발동하라는 형식적 문건을 만들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고 말했다.

▲ 문서 수신처가 전군인 것으로 보아 당시 광주에 투입된 군대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손금주 의원실 제공

그리고는 “이 역시 5·18 당시 발포 명령자는 없었고 발포는 자위권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주장과 다르다.”면서 관련문서도 덧붙여 공개, 최근 전두환 회고록의 거짓주장도 반박했다.

즉 “불가피한 경우 생명에 지장이 없도록 사격을 허용한 자위권 발동(1980. 5. 22)을 내린 다음 날, 군 당국은 시민을 향해 반항하면 사살하라는 또 다른 명령을 내린 문건도 발견됐다.”며 “계엄사령관의 자위권 발동 지침을 무시해도 되는 별도의 지휘 라인이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손금주 의원은 "기무사 비공개 문건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을 위한 군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으며, 작전일지 등에 '시민군'을 '폭도'라고 표현하는 등 당시 국민에 대한 군의 왜곡된 인식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 동안 군이 왜 이 문건들을 공개하지 않았는지, 왜 진실규명을 위해 앞장서지 않았는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군에서 보유중인 비문, 아직 제출되지 않은 비공개 문건 열람을 통해 2군 사령부가 내린 발포 명령이 사령관의 판단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더 윗선의 지시를 받았는지,드러나지 않은 별도의 지휘라인 끝에 누가 있는지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진실규명의 강한 의지를 밝혔다.